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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랑병원장 조생구장로 (목포벧엘교회) |
평상시 자꾸만 넘어지거나 발을 삐끗한다면 조심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일부는 ‘원래 잘 넘어진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도 하지만 잦은 넘어짐에는 이유가 숨어 있을 수 있다.
1.머리에 물 차는 정상압 수두증
정상압 수두증에 걸리면 넓어진 뇌실이 뇌 앞쪽의 전두엽을 누르게 된다. 이로 인해 보행장애와 비뇨기 증상(소변을 참지 못하는 급박뇨), 인지기능 저하와 무력증 등이 야기될 수 있다.
진단은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로 뇌실은 넓어졌는지, 압력은 정상인지 검사해야 한다.
2.뇌혈관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
뇌졸중은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는(뇌출혈) 병으로 넘어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걸을 때 자꾸 한쪽으로 쏠려 넘어지는 게 대표적이다. 걷기가 불편해지고 손발을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할 수도 있다. 보통 뇌졸중일 땐 한쪽 팔과 다리에 마비가 오고 힘이 빠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양쪽 다리 혹은 팔에만 마비가 온다면 뇌졸중에 의한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또 뇌졸중 환자는 입술이 한쪽으로 돌아가는가 하면 하나의 물건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 등을 겪을 수 있다.
3.발목에 경고등 켜진 발목불안정증
누구나 한 번쯤 다리를 접질리는 경험을 한다. 만약 발목을 접질리고 나서 6개월이 넘은 뒤에도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 발목에 힘이 빠지거나 발목이 자주 꺾인다면 만성 발목불안정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발목을 상하좌우로 돌릴 때 시큰하거나 뻐근하고, 삐었던 발만으로는 땅바닥을 딛고 서 있기 어려운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발목불안정증은 손상된 발목 인대를 내버려 둬 발목 염좌(발목을 구성하는 인대가 늘어났거나 찢어져 손상된 상태)가 반복되는 질환이다. 자칫하면 수술이 불가피해 증상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며 발목 염좌 치료를 제때 해야 한다. 발목 인대를 구성하는 섬유의 일부가 늘어나거나 미세하게 찢어진 1도 염좌는 하루 정도 지나면 부기가 가라앉고 대개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함이 없다. 이때는 과격한 신체 활동을 피하고 발목 보호대를 2주 정도 착용하는 것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발목 외측 인대가 부분적으로 찢어진 상태인 2도 염좌일 때는 발목이 붓고 피멍이 생기며 통증을 동반한다. 발목 탄력보호대나 보조기를 착용하고 균형감각 회복 운동, 발목 근력 강화 운동 등의 기능적 운동 치료를 할 수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인대 재건술 등의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발목 염좌의 재발을 막으려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활동에 적합한 신발을 신는 게 좋다. 꾸준한 발목 근력 강화 운동과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운동 전 준비운동도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4.근육 지나치게 줄어든 근감소증
근육량과 근력이 지나치게 감소해 생기는 근감소증은 평상시 잘 넘어지고 일어날 때 다리에 힘이 모자라 주저앉을 수 있다.
근감소증은 치매와 심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건강을 악화하는 도미노 현상의 첫 번째 블록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근감소증을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기보다는 골밀도 측정 기계 등으로 근육량과 근력을 파악해 진단을 내리는데 치료제는 없다.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려면 근력 운동과 함께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게 좋다.
*아이들은 넘어지면서 큰다는데…
아이들은 뛰놀고 넘어지면서 자라지만 유난히 잘 넘어진다면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사시와 약시를 의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