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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본부장 박정완 장로 |
작금의 문화는 AI(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새로운 기술과 직업의 창출은 물론 의지만 있으면 지구촌 누구든 장소에 상관없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바로 교감이 이루어지는 글로벌 생활권이 됐다.
스마트폰은 없어서는 안 될 일상 도구가 되었고 그 기술력 또한 급속히 진화했다. 예전 같으면 만남을 통해서 다중 대화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동시 영상이라는 기술의 발달로 시시때때로 소통이 이뤄진다.
조부모들이 손자(녀)들과 영상통화 를 하거나 자녀가 보내주는 동영상을 보고 안부를 묻거나 동정을 살피는 기계문명의 혜택을 충분히 받고 살아 가고 있는 것이다.
통화가 이루어 지지 않을땐 ‘패밀리 앨범’ 앱에 게재된 사진이나 동영상을 열람하여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진일보한 재미나는 세상을 살고 있다.
오늘도 여느때와 같이 패밀리 엘범을 본다. 나의 손녀는 세 살인데 손녀 전용 책꽃이에서 동화책을 꺼내들고 펼치는 것이다. 큰 글씨로 ‘약속은 대단해’ 라고 적혀 있다. 이걸 들고 글도 모르는 녀석이 “약속은 대단해”라고 읽으며 기어 다니는 동생(9개월)이 있는 곳으로 간다.
“주원아 약속은 대단해. 꼭 지키는 거야. 너도 꼭 지키는 어린이가 돼야 한다”며 9개월 동생에게 전하는 소리를 들으며 동영상을 시청한다.
놀랍다. 사리 분별을 모르는 세 살박이 아이가, 더더욱 사회 생활을 전혀 접해보지도 않은 순수한 어린이가 약속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아는 사회인처럼 동생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할아버지 혼자가 공유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감격의 순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우연의 일치인가? 지금 우리나라는 제22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법정 선거운동 기간이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전화통은 불이 난다. 뽑히려는 사람, 선출될 사람을 돕는 무리들의 홍보는후보자의 공약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비방, 상대편 흠집내기가 대부분이다.
민생을 위해 일하겠다고 포효하는 사자처럼 아우성 치지만 선거구민을 위한 정책이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약은 뒤로 하고 상대 후보 끌어내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편가르기와 네거티브에 씁쓸한 마음이 든다.
하나님의 통치하심을 믿고 바란다는 믿음의 식구들마저도 분별력이 상실돼 있음을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미움과 시기, 지역색을 덩달아 표출하며 정의로워야 할 정치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창조질서 확립이나 진리를 외면하고 자기 자신과 소속 집단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비양심적 행동을 보여도 동조하는 크리스천이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러나 손녀의 말처럼 누가 당선이 되던 약속은 대단하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이제는 시기나 미움 다툼을 버리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하나되어, 감탄할 정도로 약속을 지키며, 신뢰를 져버리지 않는 행보를 보이길 바란다.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주만 바라보고 나아가며 멋모르는 어린아이가 내뱉은 소리가 할아버지의 마음에 큰 울림이 되었듯 “약속은 대단해”의 말을 지키며 지역민의 등대가 되는 일꾼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