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8회기 합동한신 총회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먼저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88년의 역사를 이어온 교단의 총회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시대적으로 교회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 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생각지 않게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신냉정시대가 도래했는가 하는 두려움이 찾아 왔습니다. 뿐만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발생하는 등 기후위기의 시대가 시작된 것 같은 두려움도 밀려 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탈종교화가 심화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현상은 곧 총회 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시대에서 교회의 리더십이 더없이 중요할 것인데 그 무거운 짐을 감당해 내야 하는 염려가 매우 큽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주셨던 지혜를 주실 줄 믿고 감당하고자 합니다. 많은분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합동한신 교단을 소개한다면?
1936년 11월 25일 평양 상수리 교회에서 창립했습니다. 자주는 남의 보호나 간섭 없이 자기 일을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자립은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서는 것입니다. 자급은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마련하여 채우는 것입니다. 당시 한국 교회가 외국 선교사에 의해 치리되는 과정에 의존적인 관계가 되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겉으로 표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선교사들의 한국교회에 대해 주인의식과 지배의욕이 강한 나머지 교권 전반에 걸쳐서 전횡을 일삼는 사태에 이른 것입니다. 이에 맞서 한국인이 주체가 되어서 외국 선교부의 도움 없이 자주 자립 자급하는 교단을 내세우며 창립한 것입니다.
∎ 교단의 성장을 위해 많은 애를 쓰고 계시는데, 재임 기간 중 역점사업은 무엇인가요?
첫째는 전통을 잇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굳건하게 서서 말로나 우리의 편지로 가르침을 받은 전통을 지키라’ (살후 2:15). 전통은 과거의 생활양식과 문화, 제도와 이념 등이 후세에게 계승된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총회를 창립하신 과거의 선배들이 남긴 신앙과 신학, 기독교의 문화와 제도 등을 이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총회 회의록 영인본을 제작할 것이며, 창립자들의 유고를 발굴해서 책으로 출판하고, 일제 강점기 시대에 교회와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투옥되었던 선배님들의 사료를 발굴하여 기념하고, 순교자 이태석 목사님을 기념하는 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 순교자 이태석 목사님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평양 신양리 교회에서 시무하던 중 공산당이 교회당을 폐쇄시키고 예배를 금지하자 하나님의 교회당을 불법자들에게 내어줄 수 없다며 투쟁하다가 총살당해 순교했습니다.
둘째는 총회의 지경을 넗히는 것입니다. ‘네 성벽을 건축하는 날 곧 그 날에는 지경이 넓혀질 것이라’ (미 7:11).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인 선교의 지경을 세계로 넓혀야 합니다. 서울의 예향교회에서 제주도에 제주선교센터를 세운 것은 우리 총회가 선교 지경을 세계로 넓히는 일에 큰 발판이 될 것입니다. 제주도의 무비자 특별자치도라는 것을 적극 활용해서 선교의 지경을 가깝게는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 멀게는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의 국가들로 넓혀갈 것입니다.
∎ 한국 교회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교인 수 감소는 물론 주일학교 및 학생회가 없어지고 있는 실정으로 다음세대 양육이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강구하고 계신 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들마다 주일학교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현상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30년에는 90%가 사라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있습니다. 지역의 가까운 교회들이 주일학교를 통합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 보아야 할 정도가 된 것입니다. 현재의 주일학교가 미래의 한국교회 현주소가 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것입니다.
성동교회는 현재도 주일학교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더 크게 늘릴 계획입니다. 유치부, 유년부, 초등부, 학생부 예배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부서마다 담당 교역자를 배치하고, 요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예배와 교육과 해외선교에 대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 신앙을 갖게 된 동기와 목회철학은 무엇인가요?
저희 가정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중학교 때부터 예수 믿었습니다. 농촌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중학교 때부터 새벽예배에 나갔습니다. 중학교 3학년때부터 주일학교 보조 교사를 시작했습니다. 교회 안에서 어르신들이 청소년인 저에게 장차 목사가 될 사람이라고 늘 추겨 세워주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진학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여름방학때 기도원에 들어가서 1주일 동안 금식기도를 했습니다. 금식기도를 마치고 교회로 돌아 왔을 때 담임 목사님께서 신학교에 가라고 적극적으로 권면해 주셨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믿고 목사가 될 준비를 했습니다. 소설 ‘천국의 열쇠’를 읽고 나서 목사가 될거면 소설속의 치셤 신부와 같은 훌륭한 목사가 되어야 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교회와 교단 안에서 출세와 권력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1991년에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는 농촌의 작은 교회에 가서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가장 낮은 곳으로 눈을 돌리며 목회를 했습니다. 지금도 목회를 하면서 높은 곳보다는 낮은 곳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은퇴할 때까지 모든 교인들을 행복하게 하는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 목회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경상남도 합천군 용주면에 있는 용주교회에서 첫 목회를 할 때 중년 부인이 아들의 전도를 받고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분이 집안 대대로 내려온 유림 가문의 맏며느리로 시집을 온 것입니다. 교회 나온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저에게 부탁하기를 자기 집에 있는 신주단지를 없애 달라는 것입니다. 교회 다니면서 신주단지를 모실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는 두려워서 신주단지를 없앨 수가 없으니 목사인 저에게 대신 없애 달라는 것입니다. 제가 그분의 집에 가서 신주단지를 가지고 나와 없애준 기억이 지금도 목회 추억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분은 이후에 권사님이 되셨고, 아들은 목사가 되었습니다. 첫 목회에서 겪은 경험이기도 하지만 당시 합천이라는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동기가 되었습니다.
∎ 목회 근간으로 삼은 성경 말씀과 찬송은 무엇인가요?
롬 8:28절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이 말씀은 목회 현장에서 날마다 체험하는 말씀입니다. 저는 주로 농촌과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목회를 했습니다. 지금은 서울에서 목회를 하지만 어느 지역에서 목회를 하든지 비슷하게 좋은 일 나쁜 일을 겪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이 말씀이 큰 위로와 함께 답이 되어 주었습니다.
∎ 총회원과 호남기독신문 애독자에게 마무리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 교단의 총회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 교회의 위기가 고조되어 있고, 국내와 국외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긴장감이 감도는 이 중요한 시기에 총회장으로 세워주셨으므로 시대적 소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호남기독신문은 제가 소중하게 여기는 신문이어서 늘 가까이 두고 보고 있습니다. 각 교단마다 총회가 있는 계절입니다.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꿈을 호남기독신문 독자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 학력과 경력(명함판 사진 및 교회 사진 첨부)
한양신학교 신학과
한양신학교 신학연구원
초당대학교 사회복지과
중앙대학교 산업교육원 수료
아세아연합신학대학 목회지도자 과정 수료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한신) 총무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한신) 부총회장
합천군 기독교연합회 부회장
무안군 기독교연합회 회장
무안군 노인대학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