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점진적 성화(Gradual or Progressive Sanctification)
구원에 있어서 하나님의 은혜의 점진적인 역사는 웨슬리에게 잘 나타난다. 구원은 ‘선행 은총’에서 시작하여, 회개시키는 ‘깨닫는 은총’에서 신앙의 단계, 즉 ‘확신의 은총’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구원은 시작에서 완전까지의 점진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독교적인 구원은 믿고 회개함으로 가능하며, 이 때에 의로워짐과 동시에 성장하게 되며, 성도의 마음이 온전히 정결해질 때에 순간적인 성화를 경험하게 된다.
의인, 중생에서 온전한 성화까지의 과정을 ‘점진적 성화’라고 한다. 중생에서 성화에 이르지 못한 신자의 상태를 웨슬리는 묘사하기를, “그는 겸손하나 온전히 겸손하지 못하며, 그의 겸손은 자만과 섞여 있다. 그는 온유하나 때로는 분노가 그의 온유를 부숴 버린다. (결국) 그의 의지는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일치되지 못한 것이다.”
점진적 성화의 과정은 끊임없는 영적 전투를 통한 신자의 성장 과정이다. 이 때 신자는 유혹에 이기고 승리하기 위한 의지가 중요하며,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라”(잠 4:23)는 말씀에 귀기울여야 한다. 내적 신앙의 외적 증거요, 열매로서 선행의 필수성과 중요성이 이 때에 나타나게 된다. 점진적인 성화에 대한 웨슬레의 가르침은 개혁주의의 성화에 대한 교훈과 같다. 그러나 개혁주의는 완전 성화를 부인하는 것이 그 차이점이다.
은혜의 역사에 의해서 구원을 경험한 그리스도인의 삶은 성령의 계속적으로 점진적인 역사인 온전한 성화를 목표로 하는 점진적인 성숙의 과정이라고 볼 때 그는 삶의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며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신앙의 점진적인 발전 과정의 중요성은 와일리(H. Orton Wiley)에 의해서도 강조되고 있는데, 특히 웨슬리의 이러한 점진적인 요소의 인식은 알미니안 신학의 신인협동설(Synergism)의 입장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러나 웨슬레 당시 모라비안 교도들은 이 이론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오튼 와일리는 이어서 점진적인 요소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성결을 향한 점진적인 접근이 있으며 성결을 뒤이어 은혜 안에서 점진적으로 성장해 가야 하는 한편, 우리를 성결케 하는 그 역사 자체는 반드시 순간적임에 틀림없다.
웨슬리 신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 혹자는 순간적인 면을, 혹자는 점진적인 면을 강조하지만, 웨슬리는 사실상 두 가지를 같은 비중으로 강조하였다. 즉 현재 성결한 생활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점점 더 거룩하여 지고 있는가 하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성결한 그리스도인의 삶은 점진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회개와 믿음에 대한 결단이 계속적이면서도 동적인 은총의 역사로 성도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서 궁극적 구원의 목표를 향해 성장해 가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삶의 과정 속에서 ‘성화’는 개인뿐만 아니라, 이 사회와 교회 그리고 세계를 향해 보다 점진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