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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규 목사 (강진샘교회) |
요즈음은 곳곳에 국화향이 만발한 계절이다. 길거리를 지나면서 길가에 피어 있는 국화가 매우 아름다워 차를 멈추고 내려서 국화를 살펴보았다. 그 자리를 뜨고 싶지 않을 정도로 국화에 심취했었다. 하지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면서 국화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 위해 차선책으로 시내로 들어와 화원에서 국화를 한 다발 샀다. 그런데 이상했다. 산 국화가 아름다워 보였지만, 한편으로 안쓰러워 보였다.
길거리 국화보다 화원에서 구입한 국화는 더 아름답고 그리고 예쁜 포장지로 화력하게 포장되어 있었지만, 길거리에서 보았던 국화만큼 깊은 정이 가지 않았다. 무엇일까? 무엇 때문에 이런 마음이 들까? 깊이 생각해보았다. 화원에서 구입한 국화는 판매용으로 깨끗하고 잘 포장되었지만 이미 죽은 것이란 꽃이란 생각이 들었다. 잠시 잠깐 후면, 화려함은 사라지고 말라 비틀어져 쓰레기통에 버릴 것이다.
하지만 길거리에 핀 국화는 화려하지도 않았다. 꽃은 엉성하게 피어 있고 벌레도 먹고 아래 잎은 말라비틀어져 화려하진 않았지만, 그 국화는 뿌리를 내리고 생명력이 있었다. 그래서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계속적으로 피날 것이다. 내년에도 나처럼 그곳을 지나간 사람들에게 또 국화향을 날릴 것이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세상에 화려함을 얻기 위해 밤낮으로 수고한다. 그들의 목적은 성공과 화려함 그리고 더 많은 누림을 위해 쫓아가고 있다. 세상에 모든 부와 권력과 명예를 가지려 한다. 보이는 것, 느끼는 것으로부터의 쾌락에 만족을 얻기 위해... 그것을 통해 풍요로움과 안락함을 추구하며 이것만을 목적으로 살아간다. 그것은 삶의 수단일 뿐이지 목적은 아니다.
성경은 세상 모든 것을 누렸던 솔로몬은 세상 모든 것은 헛되고 헛된 것이라고 교훈한다(전 1:2). 꽃집에서 산 국화는 화려하고 아름답게 포장되었지만, 며칠 가지 못한다. 며칠 후엔 그 국화는 버려야 할 쓰레기에 불과하다. 세상 모든 것은 언젠가는 버려야 할 화려한 쓰레기일 뿐이다. 베드로는 이러한 모습을 화려하고 아름다워 보인 것들도 마지막 날에는 불에 타 없어질 것이라고 하였다(벧후 3:10-13).
우리 성도는 들에 핀 들국화처럼 세상에서 볼품이나 가치가 없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원한 생명을 뿌리내린 자이다. 잠시 동안 꽃집에 화려한 국화가 아니라 들국화처럼 내년에도 다음에도 피어날 영원한 생명의 향기를 발하는 자이다(고후 2: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