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얼굴에 찬바람만 스쳐도 심하게 아픈 사람이 있다. 얼굴 한쪽에 10초에서 2분 정도 송곳으로 찌르거나 감전된 것처럼 통증이 지속된다. 통증은 간헐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삼차신경통'일 가능성이 높다.
삼차신경(trigeminal nerve)은 얼굴과 머리에서 오는 통각과 온도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뇌신경이다. 12개의 뇌신경 가운데 ‘제5뇌신경’으로 불리는 가장 큰 뇌신경으로 이마ㆍ뺨ㆍ아래턱 감각을 담당한다. 대부분 감각신경으로 역할을 수행하지만, 일부는 운동신경으로 작용해 음식물을 씹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씹기 근육을 조절한다.
삼차신경통은 삼차신경에 이상이 생겨 얼굴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주로 중년ㆍ여성에게 많이 나타나고, 매년 10만명당 4~5명꼴로 발생한다. 특히 뺨과 아래턱 신경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간혹 턱관절 문제나 치통으로 생각해 불필요하게 신경치료를 받거나 발치를 하기도 한다. 흔히 대화하거나 날씨가 추워지고, 식사ㆍ세안ㆍ양치할 때처럼 가벼운 자극이나 접촉으로 통증이 생겨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
많은 삼차신경통 환자가 치과를 먼저 찾지만 충치 치료와 신경 치료를 해도 통증이 여전히 지속될 때가 많다. 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해보고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원인은 90% 이상이 삼차신경이 뇌혈관으로부터 압박을 받아 발생하며 10% 정도는 뇌종양이나 뇌혈관 기형 등의 다른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삼차신경통이 의심되면 뇌혈관과 뇌신경을 모두 볼 수 있는 뇌 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A) 검사를 통해 신경에 대한 혈관 압박 여부와 종양이나 혈관 기형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삼차신경통은 얼굴에 갑자기 칼로 베이는 듯한 예리한 통증이 수초에서 수 분간 일어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삼차신경 주위에 혈관이 닿아 신경을 자극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약물 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통증이 약물로 조절되지 않거나 어지러움 등 부작용이 심하면 신경외과에서 미세혈관 감압술이라는 수술을 진행한다.
미세혈관 감압술이란 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박리,분리하고 신경.혈관 사이에 테프론이라는 완충물질을 삽입해 혈관 박동이 신경에 전달되지 않도록 만든다. 신경을 하나라도 잘못 건드리면 다양한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어 고도의 집중력과 전문성 등 수술 경험이 중요하다,
수술 후 치료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장점이 있다.
주의할 점은 수술 후 한 달 동안 코 풀기, 물구나무서기 등 뇌압력을 높일 수 있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수술 후 합병증은 3% 미만으로 국내외에서 탁월한 수술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삼차신경통 자가 진단법
1. 한쪽 얼굴의 특정 부위(뺨, 턱, 코끝, 이마 등)에 통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한 부위에서 유발되어 한쪽 얼굴 전체로 퍼지긴 하지만 반대쪽으로 넘어가지는 않는다.
2. 통증이 하루 종일 지속되는 것이 아니고 격심한 통증이 수초에서 수분 동안 주기적으로 반 복해서 나타난다.
3. 얼굴의 특정 부위에 만지거나, 말하거나 씹을 때 통증이 더 강하게 생긴다.
4. 통증 양상은 칼에 베이는 듯하거나 감전된 것처럼 예고 없이 갑자기 발생한다.
5. 일반 진통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다.
6. 잠잘 때는 통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