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재산목록을 말하라면 당연 예수를 섬기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님을 믿고 예수 보혈의 피가 내 속에 흐름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만사가 다 주님의 허락하심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은혜’로 받아들이며 신앙생활을 하기에 나의 최고의 재산목록이 아닐 수 없다.
나에겐 10년 터울의 막냇 동생이 있다. 잘났다고 제법 떠들어 대던 녀석이다. 얼마나 자존심이 강한지 말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형제 중 유독 나의 말에는 순종했다. 나도 막내의 말에 추임새를 붙이는 것이 많았다.
나는 동생으로부터 건설 쪽 토목사업에 투자하면 순식간에 큰 부자가 된다는 말을 듣고 사업성 평가나 환경 등을 여과장치 없이 받아들여 사기로 수억원을 홀랑 날렸는가 하면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에 건설된 신발공장이 있으니 투자해서 앞전 손실분을 만회하자는 제의에도 공감하고 흔쾌히 승낙하여 재투자로 상상을 초월한 재산상의 손해를 입게 됐다.
그뿐인가. 동료 사업이 어렵다고 현금 차용을 종용해 사용 중인 가계수표를 빌려주었더니만 약속시간에 변제치 않아 이 또한 수천만원을 대신 갚아야 했다. 보유한 재물이 아닌 차용내지는 염출한 것이어서 원금 이자를 갚는 데는 수많은 고통이 뒤따랐다. 한마디로 말해 과다한 채무로 인해 앞이 캄캄했다.
이런 일어날 수 없는 물질의 어려움이 있어도 “하나님이 일꾼 삼으시기 위해 훈련하고 계신다. 언젠가는 어둠이 물러갈 것이다. 위하여 기도하면 될 것이다”는 믿음으로 극복하길 원했다. 우리 가족은 동생을 저주 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20여년을 이해해주었다.
그런 중 동생은 사업실패로 가출을 했다. 전화도 신호는 가지만 받지 않았다. 심지어 그 사이 어머니와 형(兄) 두 분께서 사망했음에도 참석하지 않을 정도로 두더지 생활을 했다. 그런 동생 전화가 얼마 전 행사에 참여한 내게 걸려왔다. 그래도 형제지간이라 모든 감정 뒤로하고 반가움에 전화하니 ‘김해 복음병원 간병사’라는 낯선 여자가 동생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오른쪽 마비라는 상태를 전한다.
다음날 동생 면회를 갔다. 그간의 근황을 묻기 전 기도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치료의 광선을 발해 이전보다 더욱 강건한 몸으로 활동하며 하나님을 영접할 수 있는 믿음의 아들 되도록 인도해 주옵소서. 사망권세 이기시고 다시 살아나신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어눌한 음성으로 흐느끼는 동생에게 “예수님 의지해야 산다. 예수님이 너를 위로하시고 생명을 유지시켜 주실 것이다. 지금까지 어려웠던 것도 네가 하나님 앞에 가야 하는 것을 알려 주시기 위한 훈련이었다. 툴툴 털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해라”고 말하니 걸을 수만 있으면 교회에 출석 하겠노라고 한다.
하나님은 이렇게 좋으신 분이다. 그 많은 재산상의 손해, 심지어는 경매까지 당해야 했고 장로인 나를 돈을 갚지 않는다고 도둑이라고 손가락질 당해야 하는 수모, 이자 막기 급급해 친구에게 전화하면 도와주기는커녕 동네방네 소문나 수신 차단된 사실, 작은 돈 빌려주고 약속시간에 갚지 않는다고 큰 아들에게 전화 한 친구, 삼삼오오 모여 수군대는 무리들 속에서 꾹꾹 참아야만 하는 감내하기 어려웠던 시간들을 주님께서 기도로 극복하도록 인도하여 주셨다.
어려워도 굴하지 않고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 형성을 위해 기도했으니 동생에게도 과감히 전할 수 있고 동생도 눈물로 답하며 끌려오지 않겠는가 싶다. 한 녀석은 처가 씨족 족보상 할아버지라고 으스대며 떠들어 대는 또래 친구가 있다. 나름 헌신한다며 신문 발송 작업의 일부분을 맡아 수고해 준 사람이며 나의 권유로 우리 교회도 출석을 했다. 그렇게도 당당하던 사람도 병 앞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을 실증할 수 있었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초췌한 모습에 짠한 마음뿐이다. 활동이 부자연스러워 예전 같지 않다고 화낼 때가 많다. 모임도 나올 수 없어 구성원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금일봉을 문병비로 지급하기로 결의하고 동료와 함께 전달키 위해 만났다.
나는 친구에게도 “하나님 의지해야 살고 도울자는 주님뿐이네. 남은 여생 주만 바라보고 살면 영생의 복이 있으니 실망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이 자네의 일생을 책임져 줄 것이니 주만 믿으라”고 기도하며 전해주니 떨리는 손으로 받으며 “하나님 감사합니다, 더욱 의지하렵니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쏟아낸다.
우리 모두의 생사화복은 핏줄이나 인척에 있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다. 우리는 누구를 만나든 하나님 사랑과 은혜의 진리를 전하자. 이런 처지에 있는 녀석들에게 희망의 등불을 전할 수 있도록 하나님은 나를 예비해 두셨을 것이다. 두 녀석의 눈물처럼 형편과 처지에 굴했던 삶을 회개하며 복종하여 주의 간섭하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하나님을 마음판에 심을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오직 주의 복음을 만천하에 전하는 크리스천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