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근열 목사
(본지주필, 기독교한국신문논설위원, 군남반석교회 담임목사)
|
2021년은 우리가 나의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을 살피며 갈 때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으며 주님의 길을 제대로 갈 수 있다. 내안에 또 하나의 내가 나를 주장하려 하는 때가 내게는 어찌 그리도 많은지 모른다.
수많은 설교와 삶의 모든 것이 앞만 바라보고 왔는데 문득 외로운 마음이 자리를 잡고 다시금 자신을 본다. 어쩌면 나는 외로움을 먹고 마시며 주님을 찾는 사람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목사는 외로우면, 아니, 외로워도 갈 곳이 없다. 고요히 주님 앞에 가서 ‘주님! 내 맘이 너무 외로워요! 주님! 오늘은 아무 요구도 없어요. 내 기도는 접어두고 그냥 주님과 같이 있고 싶어요!’ 얼마나 외롭고 바보스러우면 그냥 예수님과 같이 있고 싶어서 주님의 십자가 밑에 고개를 묻는다.
목사는 때로는 외로울 때가 있어야한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실 때 태어나실 방 한 칸도 없이 여관들은 만원이었다. 지금 이 시대는 그야말로 지하철 출퇴근길부터 만원이다. 너무나 바빠서 정신없이 하루 종일 뛰어다닌다.
새해에는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지난해보다는 조금만 더 겸손하게 무릎을 꿇어 주님과 더 깊은 사랑의 사람이 되기를 기도해본다. 신앙이 무엇일까? 주님 앞에 엎드리는 것이 아닐까? 내 자신을 예수님의 것이 되게 하는 것이 아닐까? ‘무릎을 꿇다’라는 단어가 바라크(barak)이다. 그리고 ‘축복한다’라는 말은 브라카(buraka)이다. 여기에 의미가 있다.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 그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축복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 무릎을 꿇는 것은 인색하면서 축복을 받으려 안간힘을 쓰는 사람이 많다. 자기중심의 신앙이다. 불순종의 근원은 교만이다. 모든 죄의 근원 즉 불순종의 근원은 교만이다. 나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을 이용하려고만 하지 말자.
신앙의 덕목이 무엇일까? 어거스틴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겸손이라고 했다. 정의를 간판으로 내세우면 정의가 아니다. 정의를 외칠 때 겸손의 덕목을 갖추면서 외치면 정의를 세울 수 있다.
사랑은 외쳐서 되지 않는다. 겸손의 덕목을 갖춰야 한다. 목사는 때로는 외로운 존재다. 고요한 밤에도 아기예수는 오시듯이 그냥 예수가 좋아서 제단의 불을 피워보자.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밤에도 외로움을 먹고 그 외로움을 마시면서도 행복에 겨운 사람이 되자.
이 원고를 작성하는데 시작부터 지금까지 나의 사랑하는 누님 목포남부교회 김성애 권사님의 인자하신 모습이 떠오른다. 조용한 타이름으로 다가오는 음성도 들린다. 눈물겹도록 행복한 순간순간이 있다.
친애하는 호남기독신문의 고마우신 애독자 모든 분들이 2021년에는 진정으로 행복한 한해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주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이 가정과 직장과 사업장과 자녀들에게 가득히 부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