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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본부장 박정완 장로 (중부교회) |
사람은 누구나 예상치 못한 사건 앞에서 당황한다. 머릿속은 하얘지고 판단력은 흐려진다. 그것이 사고이든, 뜻밖의 말 한마디이든 우리의 일상을 멈춰 세운다.
며칠 전, 사무실에서 전선을 정리하다 책상 위 철제 상패가 떨어져 얼굴을 강타했다. 눈 밑과 광대뼈 사이가 찢어지는 부상이었고, 열세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눈을 보호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며칠 뒤 실밥을 제거하고 퇴근하던 길, 나는 뜻밖의 말을 듣게 되었다.
“장로님, 얼굴 관리를 하셔야죠. 장로님은 공인이시잖아요?”
신학원 간사 사모님의 이 한마디는 단순한 걱정을 넘어 내 영혼을 흔들었다. 지금까지 신문사 일을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 왔지만, 나 자신을 ‘공적 존재’로 깊이 인식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 말 속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신앙인은 세상 앞에 드러난 존재이며, 그 삶 자체가 하나님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사실이다.
그동안 나는 어떠했는가. 하나님과 교회,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나 자신의 안위와 편의를 더 앞세운 적은 없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책임과 사명보다 익숙함과 안일함을 따르며 살아온 흔적이 적지 않음을 부인할 수 없다.
성경 민수기 14장 8절은 말한다. “여호와께서 우리를 기뻐하시면 그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고 우리에게 주시리라.” 결국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이다. 그것은 거창한 업적 이전에, ‘공인’으로서의 자세를 바로 세우는 데서 시작된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 작은 행동까지도 타인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삶이다.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연고를 바르듯, 신앙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몸의 흉터는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지만, 삶의 태도에서 드러나는 상처는 쉽게 가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타인에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신앙인은 자신의 삶을 더욱 단정히 가다듬어야 한다.
이번 일을 통해 나는 다시 묻게 된다. 나는 과연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 것인가.
실밥을 풀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내 마음에는 하나의 다짐이 남았다. 이제 나는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교회와 지역사회를 섬기는 공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자각이다. 여호와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향해 오늘도 조용히 옷깃을 여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