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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상식] 수확량 적다고 잔금 거부한 밭떼기 상인…법원 “농민에 4600만 원 지급하라”

2026-05-06 17:55 | 입력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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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새미 변호사
조새미 변호사
(법무법인 영산)

농산물 ‘밭떼기’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예상보다 수확량이 적다는 이유로 잔금 지급을 거부한 상인에게 법원이 미지급 매매대금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수확 전 농작물을 일괄 매수하는 포전매매의 특성상,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수확량 감소나 가격 하락의 위험은 매수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다.

광주지방법원 장흥지원은 농민 A씨가 농산물 매매상 B씨를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 청구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미지급 잔금 46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가 제기한 계약금 반환 반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2024년 12월 B씨와 약 1만 평 규모 토지에서 재배 중인 알타리무를 평당 8000원에 일괄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2400만 원을 지급받았다. 이후 양측은 2025년 4월 중순경 평당 가격을 7000원으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계약서에는 알타리무 예상 수확량을 평당 12~13kg으로 정하고, 실제 수확량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계약금과 중도금을 정산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수확이 시작되자 B씨는 예상보다 수확량이 적고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잔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A씨는 미지급 매매대금을 청구했고, B씨는 오히려 A씨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계약금 반환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해당 거래가 이른바 ‘밭떼기’, 즉 포전매매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수확량 감소의 위험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였다. 포전매매란 생산자가 농작물을 수확하기 전 경작 상태에서 면적 단위 또는 수량 단위로 매매하는 거래를 말한다. 농산물 유통 현장에서는 배추, 무, 양파, 마늘, 수박 등 계절성과 가격 변동성이 큰 작물에서 자주 활용된다.

포전매매는 계약 당시 정확한 수확량이나 향후 시세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계약서에 최저 수확량 보장, 품질 기준, 감액 기준, 천재지변 발생 시 정산 방식 등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다면, 계약 이후의 가격 하락이나 수확량 감소 위험은 원칙적으로 매수인이 부담하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매수인이 종자를 제공하거나 수확 시기, 출하 방식 등을 주도했다면 단순히 결과적으로 수확량이 부족하다는 사정만으로 잔금 지급을 거부하기는 어렵다.

법원은 A씨와 B씨 사이의 거래가 전형적인 밭떼기 매매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B씨가 종자를 제공하고 수확 및 출하 과정에 관여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수확량 감소를 이유로 이미 합의된 매매대금 지급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감액 합의된 평당 7000원을 기준으로 B씨에게 미지급 잔금 4600만 원 지급 책임을 인정했다.

밭떼기 매매에서는 이와 유사한 분쟁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매수인이 수확량 부족을 이유로 잔금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 출하기 시세가 하락하자 수확을 포기하거나 반출을 지연하는 경우, 농산물의 품질 하자를 주장하며 대금 감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농민이 계약 후 농작물 관리를 소홀히 했는지, 병충해나 기상재해 발생 시 책임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도 분쟁의 대상이 된다.

또한 구두계약만으로 거래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매매대금, 면적, 품목, 수확 시기, 품질 기준, 계약금 반환 여부를 둘러싼 다툼이 커질 수 있다. 계약서에 ‘예상 수확량’을 기재했더라도 그것이 단순 참고사항인지, 매도인이 보장한 수량인지에 따라 법적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판결은 밭떼기 거래에서 상인이 수확량 감소나 가격 하락의 위험을 농민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사례로 평가된다. 농민 입장에서는 계약서 작성, 문자·사진·작업일지 등 증거 확보가 중요하고, 매수인 역시 수량이나 품질을 보장받고자 한다면 그 기준과 정산 방식을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결국 포전매매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계약 당시부터 매매 목적물, 면적, 대금 산정 기준, 수확·반출 시기, 위험부담 조항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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