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새미 변호사 (법무법인 영산) |
택시가 도로에 정차한 이후 기사를 폭행했더라도, 당시 택시 운행이 실질적으로 종료되지 않았다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 폭행죄가 성립한다는 1심 판단이 나왔다.
1. 사실관계
A씨는 2025년 6월 25일 오전 0시 52분경 전북 군산시에서 B씨가 운전하는 택시에 탑승했다.
택시가 운행하던 중 B씨가 A씨에게 안전벨트를 착용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A씨는 이를 거부했다. B씨가 택시를 버스정류장 인근 도로에 정차한 뒤 안전벨트 착용을 거듭 요구하자, A씨는 “내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네가 어쩔 것이냐”는 취지로 말하며 B씨의 멱살을 잡아 흔들고 주먹으로 턱 부위를 세 차례 때렸다.
당시 택시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이었고, A씨는 택시요금을 결제하지 않은 상태였다. B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을 때에도 A씨와 B씨는 모두 차량 안에 있었으며, 택시의 시동도 계속 켜져 있었다.
검찰은 A씨를 단순 폭행죄가 아닌 특정범죄가중법상 운전자 폭행죄로 기소했다.
2. 관련 법령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0 제1항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운행 중’에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 사용되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가 승객의 승차·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도 포함된다. 따라서 자동차가 물리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때에만 운전자 폭행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3. 이 사건의 경우
가. 피고인의 주장
A씨는 택시가 이미 정차한 이후 폭행이 이뤄졌으므로 B씨는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B씨가 택시를 세우고 경찰에 신고한 시점에 운행이 중단 또는 종료됐으므로, 특정범죄가중법상 운전자 폭행죄가 아니라 일반 폭행죄만 성립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나. 법원의 판단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의 욕설 이후 B씨가 시동을 끄지 않은 상태에서 택시를 급하게 버스정류장 근처에 세운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의 폭행이 정차 이후에 이뤄졌다고 해도 피해자는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에 해당한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범행 당시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피해자가 택시를 세우고 경찰에 신고한 사실만으로 운행을 중단·종료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다만 피고인과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