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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발행인 박정완 장로 (목포중부교회) |
사람은 누구나 건강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특히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필자 역시 온 가족의 건강을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이온수 정수기를 설치했다. ‘물은 곧 생명’이라는 확신 속에 흐르는 투명한 물을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든든했다. 주변에서 정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할 때조차 자신 있게 변호할 만큼 신뢰가 깊었다.
어느 날, 낯선 광경과 마주했다. 정수된 물은 가용용기에 담기고 분리된 산성수가 배출되는 하얀 비닐관의 내부가 문제였다. 하얗던 관 안쪽이 언제부터인가 새까맣게 변해 찌꺼기가 엉켜 있었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한 충격이 밀려왔다. 눈에 보이는 물은 분명 맑았지만, 배출관 내부에는 걸러진 미세 불순물들이 시간이 흐르며 겹겹이 쌓여 본래의 색을 잃어가고 있었다.
어린 시절엔 우물에서 올린 샘물을 그냥 마셨고, 군 복무 시절 행군 중에는 계곡물을 손으로 떠 마시기도 했다. 그때와 비교해 정수기 배출관에 쌓인 검은 묵은 때를 바라보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깊은 영적 메시지를 깨닫는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 없이 바르고 깨끗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주일예배를 드리고 봉사의 자리를 지키며 성도 간의 교제를 이어가는 모습은 맑은 물과 같다. 그러나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깊은 곳에 탐욕과 교만, 미움과 원망, 시기와 질투라는 불순물이 조금씩 쌓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겉모습은 정결할지 몰라도 하나님과 만나는 영혼의 통로는 어느새 검게 오염되고 만다.
아무리 맑은 물이라도 불순물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흔적이 남는다. 하물며 온갖 유혹과 죄악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영혼은 어떠하겠는가. 내버려 두면 어김없이 묵은 때가 끼고 오염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우리가 날마다 주님의 십자가 앞에 나아가 자신을 겸손히 돌아보고 회개해야 하는 이유다. 매일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은혜라는 거룩한 세척수로 마음의 통로를 씻어내야 한다.
시편 기자는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의 죄를 씻어 주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시 51:7)라고 고백했다. 자신의 죄성을 뼈저리게 깨달은 다윗이 하나님 앞에 부르짖었던 이 통회의 기도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하얗던 비닐관이 까맣게 변해버린 모습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경종이었다. 지금 내 영혼의 관도 세상의 먼지와 죄의 흔적으로 얼룩져 있지는 않은가. 오늘도 주님의 십자가 보혈로 씻김받고 생수의 근원 되신 주님으로 인해 새롭게 되기를 소망한다. 예배의 자리에서 주님의 성품을 닮아가며, 날마다 맑고 순전한 영혼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성도가 되기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