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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원장 (예송음악학원) |
라틴어로 Soli Deo Gloria는‘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뜻입니다. 클래식에도 굉장히 신앙이 깊은 분이 있어요. 바로크 시대 음악을 완성한 J. S. Bach에요. 바흐는 작품 끝에 S.D.G를 자주 적어 넣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자기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재능과 결과가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고백하는 표시였죠. 많은 분이 음악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분이에요. 실제로 바흐는 정말 대가족의 아버지였습니다. 2명의 아내와의 사이에서 20명이 넘는 아이를 낳았어요. 첫 번째 아내에게서는 7명, 두 번째 아내에게서는 13명의 아이를 낳았죠. 저는 3남매 중 둘째였습니다. 위로는 언니가 예쁨을 받았고 막내동생은 온갖 재롱과 귀여움을 받았죠. 둘째는 둘째만이 아는 법. 아무튼 저는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받기 위해 애썼어요. 이를테면 주일 학교예배 때 반주 하는 것이 저만의 방식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교회에서 피아노 치는 것을 무척 좋아하셨거든요. 유일하게 일요일에는 삼 남매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물론 주일 학교 9시 예배부터 오후 예배까지 모두 드린 이유일 수도 있고요. 바흐의 아이들이 모이면 작은 오케스트라 같았을 겁니다. 축구팀은 물론이고, 농구팀은 교체 선수까지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바흐는 생계형 음악가였어요. 교회 감독, 지휘자, 오르가니스트, 심지어 라틴어 교사까지 일을 했던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아버지였어요. 아이들에게 늘 겸손과 신앙으로 교육을 했으니 아마 바흐 가문에서 50명이 넘는 음악가가 나온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바흐의 자손들 가운데는 빌헬름 프리데만,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요한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요한 크리스티안 같은 뛰어난 작곡가들이 있었어요. 이들은 아버지의 신앙과 음악적 정신을 이어받아 시대를 넘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결국 바흐의 삶과 가정은 ‘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고백이 되었고 세대를 이어가는 유산이 되었던 셈이죠.
바흐의 승천 오라토리오(BACH:Cantata BWV 11 Ascension Oratorio)은 들어보면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예수님의 승천 사건을 말씀 그대로 담아내면서, 제자들의 이별의 슬픔과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소망이 드러나죠. 특히 중간 부분의 아리아를 들어보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동시에 떠올라요. 애환과 슬픔, 그리움, 아쉬움, 고독, 그리고 간절한 기다림까지 다양한 감정이 교차해요. 곡의 흐름은 결국 위로와 희망으로 이어집니다. 승천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상징합니다.
바흐는 음악을 통해 신앙의 깊은 고백을 드러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늘 그는 작품 끝에 S.D.G를 쓰지 않았을까요? 라틴어 Soli는 오직라는 뜻, Deo는 하나님께 Gloria는 영광. 자신의 모든 재능과 결과가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고백하는 상징이었습니다.
바흐의 오라토리아를 들으며 반추해봅니다. 인생의 모든 것이 내 이름으로 쓰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내가 드러나기 위해 애쓰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바흐의 오라토리오를 들으며 우리는 인생의 모든 것이 결국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고백이어야 함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