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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새미 변호사(법무법인 영산) |
1. 사실관계
대구 중구 소재 아파트에 거주하던 A 씨는 위층에 사는 B 씨와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던 중 2022년 10월 112에 신고하였으나, 출동한 경찰관은 별다른 소음을 확인하지 못하고 관리사무소의 중재를 통해 해결할 것을 안내한 뒤 철수하였습니다. 이후 A 씨는 관리사무소 직원과 함께 B 씨의 집을 찾아갔고, 서로 말다툼을 하며 욕설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관리사무소 직원이 있는 앞에서 B 씨에게 “야 이 ○○놈아, ○도 못하는 ○끼”라는 취지의 욕설을 하였습니다. 이에 검찰은 A 씨가 공연히 B 씨를 모욕하였다고 보아 형법 제311조 위반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2. 원심 판단
1심은 A 씨에게 모욕죄의 유죄를 인정하여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항소심 역시 A 씨의 발언 내용과 당시 상황 등을 고려하면 해당 욕설은 형법상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아 1심의 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결국 A 씨는 대법원에 상고하였습니다.
3. 대법원 판단
대법원 형사1부는 2025년 5월 29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대법원 2025도506). 대법원은 모욕죄가 보호하는 법익은 피해자의 주관적인 명예감정이 아니라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부적 명예’라고 전제하면서, 표현의 내용뿐만 아니라 당사자 사이의 관계, 표현의 경위와 방법, 당시 상황 등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표현인지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A 씨와 B 씨가 약 두 달 전부터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어 왔고, 사건 당시에도 서로 말다툼을 하며 욕설을 주고받던 중 A 씨가 흥분한 상태에서 해당 발언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는 B 씨의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는 단순한 욕설에 불과할 뿐 객관적으로 B 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판결의 의미
이번 판결은 욕설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모욕죄가 당연히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모욕죄에서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실제로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는지가 아니라, 문제 된 표현이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입니다.
따라서 동일한 욕설이라도 당사자 사이의 관계, 다툼의 경위, 발언 당시의 상황, 표현의 정도와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며, 특히 서로 언쟁을 벌이던 중 감정적으로 이루어진 욕설이라면 단순한 감정 표출인지 아니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의 모욕적 표현인지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이번 판결은 형법상 모욕과 단순한 욕설 또는 무례한 표현을 구별하여야 하며, 형벌의 대상이 되는 ‘모욕’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