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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발행인 박정완 장로 (목포중부교회) |
늘 차를 타고만 출근하다가 오늘 모처럼 걸어서 출근한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아침 바람을 벗 삼아 걸으니 마음까지 상쾌해진다. 주님이 허락하신 하루와 건강한 두 다리에 감사하며 걷던 중, 도로변 가드레일이 눈에 들어왔다. 금속 구조물이 흉물스럽게 비틀어져 고유 기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다. 자칫 어린이나 노약자 등 보행자가 중심을 잃는다면 5m 아래 옹벽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는 아찔하고 위험한 환경이었다.
‘지역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것 또한 신앙인의 본분’이라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즉시 현장과 주변 지형이 잘 나오도록 카메라에 담았다. 출근 시간 전이라 조기 근무를 하는 시청 비서실로 메시지를 작성해 보냈다. “시민입니다. 출근길 가드레일 이탈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보행자 위험이 크니 조속한 조치를 부탁드립니다.” 메시지를 전송한 후 담당자와 통화하여 시정을 요청했다. 작지만 시민으로서, 그리고 크리스천으로서 이웃의 안전에 앞장섰다는 뿌듯함에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사무실로 향하던 발걸음은 요양병원 어귀에서 다시 멈춰 섰다. 도로 옆 잡풀 더미 사이에 반으로 접힌 하얀 편지봉투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었으나 왠지 모를 예감에 다가가 봉투를 주워 펼쳐 보았다. 아뿔싸, 봉투 안에는 5만 원권 지폐 2장이 들어 있었고, 뒤편에는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최성원’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분명 요양병원에 문병을 왔다가 소중한 마음을 실수로 떨어뜨린 것이 분명했다.
우선 봉투를 원래 있던 자리에 놓고 현장 사진을 촬영한 뒤 관할 파출소로 연락했다. 안내에 따라 112로 신고를 접수했고, 얼마 후 출동 경찰관으로부터 현장으로 나와 달라는 연락이 왔다. 출근 시간이 다 되어 현장 사진을 확보했음을 알리고, 사무실 주소를 알려 주고 사무실로 와줄 것을 요청했다.
잠시 후 사무실로 도착한 경찰관들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습득 경위서를 작성했다. 소유권 주장 여부를 묻길래 망설임 없이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경찰관에게 “봉투에 성함이 적혀 있고 바로 앞 요양병원이 있으니, 방문자 명단을 확인해 주시는 재량을 발휘해 꼭 주인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부탁과 함께 봉투를 전달했다. 경찰관들이 돌아간 후, 가슴 한구석에서 밀려오는 한없는 행복감과 평안을 느꼈다.
신앙인 장로, 성숙한 시민, 그리고 건강한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오늘 행한 작은 실천들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뿌듯했다. 이웃의 안전을 살피고 누군가의 안타까운 마음을 보듬는 것, 이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일상의 선한 사역이 아니겠는가.
앞으로도 가급적 자주 걸어 다니며 길 위에서 만나는 이웃들에게 주님의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삶을 살겠노라 다짐해 본다. 오늘 하루도 걸으며 주님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건강과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무한한 감사를 올려 드린다.